화장품학

“화장품이 pH를 말할 때 진짜 말하고 싶은 것” – 산도 설계의 의미

toto1970 2025. 4. 20. 20:55

목차

  1. ‘약산성 클렌저’는 왜 그렇게 강조될까?
  2. 피부와 pH의 관계, 정말 중요할까?
  3. 화장품의 pH,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4. pH 설계는 ‘세정력’, ‘자극도’, ‘방부 시스템’까지 좌우한다
  5. 제품 유형별로 적정 pH는 다르다
  6. 결론: “약산성”은 브랜드가 아니라, 설계의 결과다

 

‘약산성 클렌저’는 왜 그렇게 강조될까?

요즘 클렌저를 고르면 빠지지 않고 따라오는 문구가 있다:

“피부와 유사한 약산성 pH”
“pH 5.5의 건강한 밸런스”
“강한 세정력에도 저자극 설계”

많은 소비자들이 약산성 = 피부에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과연 브랜드들이 말하는 ‘약산성’은 단순한 마케팅일까, 아니면 진짜 과학일까?

 

피부와 pH의 관계, 정말 중요할까?

우리 피부의 표면은 **약산성(pH 4.5~5.5)**으로 유지된다.
이 약산성 환경은 피부에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한다:

  • 외부 세균 번식 억제
  • 피부장벽(각질층)의 단백질 구조 유지
  • 천연보습인자(NMF)의 안정적 작용
  • pH 민감 효소(예: 세라마이드 합성 효소) 활성 조절

💡 즉, pH가 깨지면 트러블, 장벽 손상, 유수분 불균형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약산성 화장품은 피부 본연의 밸런스를 지켜주는 기본 조건으로 여겨진다.

 

“화장품이 pH를 말할 때 진짜 말하고 싶은 것” – 산도 설계의 의미

 

화장품의 pH,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제품 뒷면에 적힌 “pH 5.5”라는 숫자는 단지 성분의 산성/염기성만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제품의 전체 작용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중요한 설계 요소다.

pH가 영향을 주는 대표 요소들:

항목영향 내용
사용감 pH 4.5~5.5 → 자극 적고 순함
세정력 알칼리성에 가까울수록 강한 세정 → 자극 우려
활성 성분의 안정성 비타민C, AHA 등은 pH에 따라 분해되거나 자극 발생
방부력 일부 보존제는 pH가 낮아야 활성화됨 (예: 벤조익애씨드)

예를 들어, **클렌징폼이 알칼리성(pH 8 이상)**이면
세정력은 강하지만 피부 지질을 과도하게 제거할 수 있고,
장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pH 설계는 ‘세정력’, ‘자극도’, ‘방부 시스템’까지 좌우한다

화장품 제형을 개발할 때,
단순히 "피부에 좋은 pH"만을 기준으로 잡을 수는 없다.
제품의 목적과 기능, 그리고 포뮬러의 상호작용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예시:

  • pH 3.5의 AHA 필링젤
    → 강한 각질 제거 효과를 위해 산성 유지 필요
  • pH 6.0의 세라마이드 크림
    → 장벽 회복에 최적화된 환경
  • pH 5.5의 약산성 클렌저
    → 자극 없이 세정 + 장벽 유지
  • pH 7.5의 천연 유래 팩
    → 무해하지만, 장기 사용 시 피부 밸런스 흐트러질 수 있음

💡 pH는 단순히 ‘좋고 나쁜 값’이 아니라, 제품 컨셉과 조화를 이루는 기준값이다.

 

제품 유형별로 적정 pH는 다르다

모든 화장품이 pH 5.5여야 좋은 건 아니다.
제품의 타입에 따라 적절한 pH는 다르게 설정되어야 한다.

제품 유형권장 pH 범위설계 이유
클렌징폼 4.5~6.0 자극 최소화 + 약산성 세정력
토너 4.0~5.5 피부 정돈 + 다음 단계 흡수 도움
에센스/세럼 4.5~6.5 안정성 + 피부친화도
크림 5.0~7.0 보습 지속력과 제형 안정성 고려
필링제 3.0~4.0 각질 탈락에 필요한 산성 유지
마스크팩 4.5~6.0 밀착감과 진정 효과의 밸런스

따라서 “약산성 클렌저 좋다더라”라는 말은 맞지만,
모든 제품을 약산성으로 만드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도 함께 이해해야 한다.

 

“약산성”은 브랜드가 아니라, 설계의 결과다

요즘은 많은 브랜드들이 "약산성"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한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왜 약산성이어야 했는지”
“그 pH 안에서 어떤 성분이 어떻게 작용하도록 설계되었는지”
이런 설계 철학과 목적이다.

pH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제품이 피부와 얼마나 친화적으로 소통하려는지 보여주는 메시지다.

💡 화장품이 pH를 말할 때,
그건 제품이 스스로의 기능을 어떻게 정교하게 설계했는지를 말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