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많은 소비자가 믿는 ‘흡수 공식’의 진실
- 피부 장벽의 구조, 흡수와 방어 사이
- 건조한 피부 vs 촉촉한 피부, 누가 더 잘 흡수할까?
- 흡수를 결정짓는 3가지 변수
- 흡수를 돕는 기술, 어떤 것들이 있을까?
- 결론: 흡수는 물리적 침투가 아니라, 정교한 설계의 결과
많은 소비자가 믿는 ‘흡수 공식’의 진실
“건조하니까 더 잘 흡수되겠지.”
“피부가 갈증을 느끼면 성분을 더 잘 받아들일 거야.”
화장품을 사용할 때,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본 적 있으신가요?
많은 소비자들은 피부가 건조하면 성분을 더 빨리, 깊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말이죠.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부는 건조할수록 흡수가 ‘더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피부가 단순히 스펀지가 아니라, 외부 자극을 막기 위한 ‘장벽’이기 때문입니다.
피부 장벽의 구조, 흡수와 방어 사이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stratum corneum)**은
죽은 세포와 지질(lipid)이 벽돌과 시멘트처럼 단단히 배열된 구조입니다.
각질 세포 (Corneocytes) | 수분 보유, 외부 자극 차단 |
세포간 지질 (Ceramide, 콜레스테롤, 지방산) | 수분 증발 억제, 방어막 형성 |
즉, 피부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기 위한 ‘생체 방패’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성분이라도 아무렇게나 침투할 수 없습니다.
건조한 피부 vs 촉촉한 피부, 누가 더 잘 흡수할까?
일반적으로 건조한 피부는 흡수율이 더 낮고,
오히려 건강하고 수분이 충분한 상태의 피부가 더 잘 흡수합니다.
🔍 그 이유는?
- 건조한 피부는 장벽이 손상된 상태
→ 수분은 쉽게 날아가지만, 지질 구조가 깨져 있어 성분이 통과하기 어려움 - 지나치게 건조하면 각질이 두꺼워짐
→ 물리적 장벽이 되어 오히려 흡수를 방해 - 촉촉한 상태일수록 수용성 성분 전달에 유리
→ 피부 표면의 수분막이 전달 통로 역할을 함
따라서 세안 직후, 또는 토너로 피부를 부드럽게 정돈한 후 사용하는 제품이 더 효과적으로 흡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흡수를 결정짓는 3가지 변수
피부 흡수는 단순히 피부 상태만이 아니라, 성분, 제형, 환경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1. 분자 크기 (Molecular Size)
- 500달톤(Da) 이하의 소분자만이 각질층을 통과할 수 있다는 ‘500달톤 룰’ 존재
- 예: 아미노산, 비타민C, 나이아신아마이드 등
2. 지용성 vs 수용성
- 지용성(lipophilic) 성분은 각질층의 지질 사이를 통과
- 수용성(hydrophilic) 성분은 상대적으로 침투가 어려움 → 전달 기술 필요
3. 제형과 딜리버리 시스템
- 나노에멀전, 리포좀, 마이크로캡슐 등 흡수 보조 기술 활용
- pH, 점도, 오일/워터 비율도 큰 영향
이러한 변수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 전문적인 R&D 설계로 조정됩니다.
흡수를 돕는 기술, 어떤 것들이 있을까?
화장품업계에서는 성분의 흡수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발전해 왔습니다.
나노에멀전 | 100~200nm 크기로 유화 | 에센스, 앰플 |
리포좀 | 이중막 구조로 피부 친화성 ↑ | 기능성 화장품 |
마이크로에멀전 | 열역학적으로 안정화 | 유효성분 보호 |
고분자 전달체 | 천천히 방출되도록 설계 | 민감성 집중 케어 |
피부 침투 촉진제 | 일시적으로 장벽 완화 | 패치형 제품 등 |
➡ 이처럼 “잘 스며드는 느낌”은 단순 감각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계된 전달 시스템의 결과입니다.
결론: 흡수는 물리적 침투가 아니라, 정교한 설계의 결과
피부가 건조하면 갈라지고 당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분이 더 잘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흡수에는 더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진짜로 잘 흡수되게 만들기 위해선
- 피부 상태 (건강한 수분·지질 균형),
- 성분의 분자 구조,
- 딜리버리 기술,
- 제형 설계
가 모두 정교하게 작동해야 합니다.
💡 다음에 제품을 바르실 때는
“내 피부는 지금 흡수할 준비가 되어 있나?”를 먼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단순히 ‘건조하니까 흡수 잘 되겠지’라는 생각은
이젠 버려야 할 오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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