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학

“피부는 건조할수록 흡수가 잘 될까?” – 수분과 침투의 오해

toto1970 2025. 4. 7. 09:43

“피부는 건조할수록 흡수가 잘 될까?” – 수분과 침투의 오해

목차

  1. 많은 소비자가 믿는 ‘흡수 공식’의 진실
  2. 피부 장벽의 구조, 흡수와 방어 사이
  3. 건조한 피부 vs 촉촉한 피부, 누가 더 잘 흡수할까?
  4. 흡수를 결정짓는 3가지 변수
  5. 흡수를 돕는 기술, 어떤 것들이 있을까?
  6. 결론: 흡수는 물리적 침투가 아니라, 정교한 설계의 결과

많은 소비자가 믿는 ‘흡수 공식’의 진실

“건조하니까 더 잘 흡수되겠지.”
“피부가 갈증을 느끼면 성분을 더 잘 받아들일 거야.”

화장품을 사용할 때,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본 적 있으신가요?
많은 소비자들은 피부가 건조하면 성분을 더 빨리, 깊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말이죠.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부는 건조할수록 흡수가 ‘더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피부가 단순히 스펀지가 아니라, 외부 자극을 막기 위한 ‘장벽’이기 때문입니다.

 

피부 장벽의 구조, 흡수와 방어 사이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stratum corneum)**은
죽은 세포와 지질(lipid)이 벽돌과 시멘트처럼 단단히 배열된 구조입니다.

구성 요소역할
각질 세포 (Corneocytes) 수분 보유, 외부 자극 차단
세포간 지질 (Ceramide, 콜레스테롤, 지방산) 수분 증발 억제, 방어막 형성

즉, 피부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기 위한 ‘생체 방패’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성분이라도 아무렇게나 침투할 수 없습니다.

 

건조한 피부 vs 촉촉한 피부, 누가 더 잘 흡수할까?

일반적으로 건조한 피부는 흡수율이 더 낮고,
오히려 건강하고 수분이 충분한 상태의 피부가 더 잘 흡수합니다.

🔍 그 이유는?

  1. 건조한 피부는 장벽이 손상된 상태
    → 수분은 쉽게 날아가지만, 지질 구조가 깨져 있어 성분이 통과하기 어려움
  2. 지나치게 건조하면 각질이 두꺼워짐
    → 물리적 장벽이 되어 오히려 흡수를 방해
  3. 촉촉한 상태일수록 수용성 성분 전달에 유리
    피부 표면의 수분막이 전달 통로 역할을 함

따라서 세안 직후, 또는 토너로 피부를 부드럽게 정돈한 후 사용하는 제품이 더 효과적으로 흡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흡수를 결정짓는 3가지 변수

피부 흡수는 단순히 피부 상태만이 아니라, 성분, 제형, 환경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1. 분자 크기 (Molecular Size)

  • 500달톤(Da) 이하의 소분자만이 각질층을 통과할 수 있다는 ‘500달톤 룰’ 존재
  • 예: 아미노산, 비타민C, 나이아신아마이드 등

2. 지용성 vs 수용성

  • 지용성(lipophilic) 성분은 각질층의 지질 사이를 통과
  • 수용성(hydrophilic) 성분은 상대적으로 침투가 어려움 → 전달 기술 필요

3. 제형과 딜리버리 시스템

  • 나노에멀전, 리포좀, 마이크로캡슐 등 흡수 보조 기술 활용
  • pH, 점도, 오일/워터 비율도 큰 영향

이러한 변수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 전문적인 R&D 설계로 조정됩니다.

 

흡수를 돕는 기술, 어떤 것들이 있을까?

화장품업계에서는 성분의 흡수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발전해 왔습니다.

기술특징대표 적용
나노에멀전 100~200nm 크기로 유화 에센스, 앰플
리포좀 이중막 구조로 피부 친화성 ↑ 기능성 화장품
마이크로에멀전 열역학적으로 안정화 유효성분 보호
고분자 전달체 천천히 방출되도록 설계 민감성 집중 케어
피부 침투 촉진제 일시적으로 장벽 완화 패치형 제품 등

➡ 이처럼 “잘 스며드는 느낌”은 단순 감각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계된 전달 시스템의 결과입니다.

 

결론: 흡수는 물리적 침투가 아니라, 정교한 설계의 결과

피부가 건조하면 갈라지고 당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분이 더 잘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흡수에는 더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진짜로 잘 흡수되게 만들기 위해선

  • 피부 상태 (건강한 수분·지질 균형),
  • 성분의 분자 구조,
  • 딜리버리 기술,
  • 제형 설계
    가 모두 정교하게 작동해야 합니다.

💡 다음에 제품을 바르실 때는
“내 피부는 지금 흡수할 준비가 되어 있나?”를 먼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단순히 ‘건조하니까 흡수 잘 되겠지’라는 생각은
이젠 버려야 할 오해입니다.